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본디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한다. '본디'가 대체 뭐야? 찾아보자마자 바로 이해했다. 본디를 보자 나는 몇 년 전 유행했던 클럽하우스가 떠올랐다. 당시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엄청났고, 친구 초대 통해 가입할 수 있다는 리미티드 마케팅 전략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먹힌 케이스다. 친구 초대 코드를 구매하고자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 활발히 거래가 되기도 했는데, 우선 클럽하우스 유저가 됐다면 친구들 사이에서는 '인싸'로 평가받았다. 폐쇄적인 SNS지만 희소성의 가치를 전달해 금세 가입자가 늘었고 텍스트 기반이 아닌 오디오 기반의 대화라는 새로운 컨셉의 소통형 메신저로 유명 인플루언서들과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주기도 해 유저를 한 번에 끌어모으기도 했다.
클럽하우스가 냄비처럼 식어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3가지 이유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1. 인플루언서에 의존한 콘텐츠
인싸 앱이라는 별명답게 클럽하우스의 성장을 견인한 이들도 인플루언서들이었다. 일론 머스크나 마크 주커버그 등 클럽하우스에 참여해 유저들과 함께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는 클럽하우스에서 공매도와 관련해 설전을 펼쳤고, 코인에 대해 "비트코인은 좋다"라고 밝히는 등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발언을 쏟아내 클럽하우스의 인지도도 덩달아 올라가는 효과를 봤다. 해외 유명 인플루언서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의장, 이승건 토스 대표 등 클럽하우스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이를 듣기 위해 수백 명의 유저들이 몰렸지만 인플루언서들이 떠나가면서 결국 유저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게 된 것이다. 제한된 인원만 가입할 수 있다는 폐쇄형 성격에 서비스에 대한 반감도가 늘어갔다.
2. '본인 왕국' 건설해 일방적인 소통
소수가 모인 방에서 유저가 직접 방을 만들어 운영하기에 본인 자랑만 쏟아내는 일방적인 소통 + 내가 만든 방이기에 내 마음대로 운영하겠다는 식의 잘못된 오너십을 보이는 케이스가 많아진 것이다. 물론 음성만을 통해 소통하기에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도 쉽지 않았겠지만.
3. 트위터, 페이스북 등 경쟁사들도 오디오 기능 추가
클럽하우스의 가장 큰 매력은 오디오 서비스다. 하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스포티파이, 슬랙 등 실시간 오디오 서비스에 대한 계획을 공개하며 클럽하우스가 갖고 있던 폐쇄성을 없애고 개방성 오디오로 차별화하고 있어, 클럽하우스는 주춤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본디는 오래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본기가 갖고 있는 한계는 분명하다. 폐쇄성 SNS이기 때문에, 개방적인 소통 통해 네트워킹을 형성할 수 없다는 점, 또한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게다가 필자가 직접 본디를 해봤을 때, 재미가 없다. 단순 아바타를 꾸미고 방도 꾸미고, 친구들과 잠깐 대화하는 정도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즉, 계속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잔존율을 높여야 앱이 갖고 있는 가치가 발휘되는 것인데, 왜 이 앱을 계속 사용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아직까진 찾지 못했다. 앱에 잔존할 수 있도록 넛지 될 수 있는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 본디가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지 않을까? 오래간만에 감성을 느끼게 해 준 앱이라 그런지, 이러한 포인트를 개선해 시장에서 오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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